독서리뷰

[2018년 독서후기 공모전 우수상(재학생)] '일자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나의 진로'가 온다
  • 작성일2018/12/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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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독서후기 공모전에서 장려상(재학생 부문)을 수상한 오한나(생명과학기술학부)님의 독서후기 ''일자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나의 진로'가 온다' 입니다.
 

'일자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나의 진로'가 온다

 
 
  나의 진로 선택은 미래 우리나라의 기술 변화와 보조를 맞춘다. 새로운 기술의 부상으로 새로운 제품 또는 서비스가 등장하면 사회 전체 일자리의 종류와 수, 일의 내용과 방식 등의 내가 몸담고 있을 노동 환경의 변화와 반드시 직결되기 때문이다. 선대인 작가님의「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적 문제를 꿰뚫어 보고 냉철하게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에 따른 일자리 변화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이는 내가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이 책으로부터 진로 설정을 위한 중요 지표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오늘날의 산업구조로 인해 내 진로를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는 것으로 정해놓고 그를 위해 스펙을 쌓으며 대학생활을 몽땅 보내버리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이 혼란기를 함께 겪고 있는 내 나이 대 친구들 모두 한번쯤은 해봤을 생각이 아닐까. 교내 프로그램인 청춘독설 독서클럽의 공통 한책으로 접하게 된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는 미래 동향에 따라 진로 선택의 길을 달리해야하는 나와 내 또래 친구들에게 일종의 통찰력을 제공해주었다.
 
  작가는 여러 경제 지표들을 살펴보았을 때, 한국 사회가 앞으로 매우 크고 급속한 변화들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부에서 언급되는 우리나라의 3가지 문제점은 세계적 저성장 기조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경제구조,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마이너스 현상과 고령화, 기술빅뱅으로 인해 더욱 짧아지고 있는 기업 수명이었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70년대 한국의 급속 성장이 세계강국으로 나아가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경제가 기업 내 구조개혁 작업과 기술혁신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우며 성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오늘날의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거나 양극화를 초래하는 등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선례로부터 알 수 있듯이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탑은 센 바람을 맞을 때 흔들리고 무너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가 경제구조에 있어 튼튼한 기초를 다져왔는가? 우리나라의 미래는 급격한 변화를 맞았을 때 적절한 대비와 대응으로 무너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정해진 답을 알 수도, 답이 존재하는지도 나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나 자신부터라도 범세계적 변화에 대비해 미래 동향과 발을 맞추어 나가고, 우리나라 구조의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이 책은 그런 내가 현재 우리 사회의 경제와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전반적 이해와 지식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반갑게도 2장에서는 1장에서 언급한 문제들에 대한 작가 나름의 대비책이 제시되어 있었다. 미래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성(城)에 비유한다면 나는 2장에 제시된 대비책들을 종합해 나의 성을 위한 방어벽을 쌓고자 했었다. 2장 1부에 제시된 성장 중인 미래형 기업들 중 바이오 분야에 종사하는 ‘한미약품’, ‘셀바이오틱’(p.152)이라는 기업을 보게 되어 즉시 이 기업들에 대해 알아보았고 안정적인 길을 찾은 것만 같아 안심이 되었다. 이후 바이오 분야의 고용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한 문장에 절망을 느끼고 다시 불안해졌었다. 한 줄 한 줄에서 일희일비를 겪고 있던 중 책에 적힌 “인생에서 자신의 소명을 찾는 것은 당신 마음이 깊은 희열을 느끼는 것과 세상이 깊은 갈증을 내는 것 사이의 교차점을 찾는 일이다.”(p.197)라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나는 이때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주체적으로 미래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스스로 그 흐름에 올라타도록 노력하라는 주제의 책을 읽고 있었으면서 책에서 제시되는 답만을 찾아다니며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수고를 덜고자 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나는 성을 위한 방어벽을 쌓아올릴 것이 아니라 성 자체를 허물고 새로운 성을 지어야 했다.
 
  급격한 기술 발전, 저성장 시대와 같은 문제들은 뒤집어 생각하면 미래형 일자리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나만의 길을 정할 수 있는 지침이자 단서가 된다. 일자리의 본래 의미인 ‘자아실현과 소득의 수단’ 이 모두를 쟁취하기 위해선 지금의 사회 문제를 객관적으로 분별해내고 미래의 사회를 예측함과 동시에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고려해 남의 직장이 아닌 나의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기업과 같은 직장에서 요구하는 어학성적이나 대외활동 등의 이른바 스펙을 쌓기보다는 기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나만의 직업을 갖기 위해 향후 변화에 대응할 줄 아는 능력, 즉 기초체력을 키워나가는 데에 치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을 읽고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막연했던 나의 진로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았다. ‘내가 잘하는 생명과학과 좋아하는 뇌과학을 어떻게 직업으로 반영해야 급격한 미래를 겪으면서 내 일자리를 보존할 수 있을까?’가 주된 생각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기술빅뱅의 영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나의 진로에 껴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인공지능과 뇌과학의 연관성에 대해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가 어떻게 다른 지 찾아내고 인간 뇌 속 뉴런체제를 인공지능에 도입하면 좀 더 정교하고 뛰어난 AI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물인 “뉴로모픽 칩”에 대해서 공부하고 세부적인 진로계획들까지 세우고 있는 중이다.
 
  선대인 작가님의 책 「일의 미래: 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속의 내용이 모두 맞는 말이라고 신뢰하며 비판적 태도 없이 절대수용의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되겠지만 당장 나의 진로와 직결된 미래 일자리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첫 시각을 제공받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조망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보를 바탕으로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내 나름의 답을 찾아볼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