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심리적 허기와 상처엔 집밥같은 치유 필요” (20190606, 광주일보)
  • 작성일2019/07/2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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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허기와 상처엔 집밥같은 치유 필요”


정혜신 박사 ‘당신이 옳다’
‘광주·전남 톡 한 책’ 선정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치유
현장 경험·육성 통한 사례 담겨

2019년 06월 06일(목) 04:50

 
 

“일상에서 배고픔이 해결되지 않으면 짜증이 많아지거나 폭력적으로 변하거나 무기력해진다. 마찬가지로 삶의 바탕인 인간관계의 갈등들이 해결되지 않고 쌓이면 마음도 엇나가고 삶도 뒤틀린다.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집밥 같은 치유다.” 

경쟁과 속도에 지친 현대인들의 내면은 공허하다. 그 때문인지 의외로 마음이 아픈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복잡한 이론과 전문가의 진단에만 마음의 치유를 의존할 수는 없다. 심리적인 안정은 물론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스스로 조망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필요하다.

정혜신 박사는 ‘당신이 옳다’(해냄)에서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라고 강조한다. 달리 말해 그것은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정혜신 박사의 책 ‘당신이 옳다’(문학동네)가 전남대가 펼치고 있는 범시도민 독서운동 ‘광주·전남이 읽고 톡 하다’의 ‘2019한책’으로 선정됐다.
 
전남대는 5일 민주마루(대강당)에서 진행된 제67주년 개교기념 행사에서 ‘2019 한책’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책 선정을 위한 투표에는 총 1만8084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당신이 옳다’는 429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2위에는 4033표를 얻은 ‘열두 발자국’이, 3위는 3810표를 획득한 ‘어디서 살 것인가’가 기록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법정스님의 뒷모습’(3173표), ‘을의 철학’(2773표)이 뒤를 이었다.

정혜신 박사는 그동안 거리의 치유자로서 국가폭력을 비롯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에 힘써왔다. 이번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파악한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치유 내공이 밀도 있게 담겼다.  

“물리적인 허기만큼 수시로 찾아오는 문제가 인간관계의 갈등과 그로 인한 불편함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매번 자격증을 가진 의사나 상담사를 찾을 수 없다. 끼니 때마다 찾아오는 허기만큼이나 잦은 문제라서 그때마다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면 일상이 불가능해진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집밥 같은 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엔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고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알게 모르게 스러지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적정심리학’. 손수 지어먹는 집밥처럼 자신의 심리적 허기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근본 원리인데 다름 아닌 그것은 ‘공감과 경계’다.

정 박사는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은 예상치 않게 ‘심리적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심장 충격기 같은 정도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는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며 “모든 인간은 본질적으로 우울한 존재다. 그러므로 우울은 질병이 아닌 삶의 보편적 바탕색이다. 병이 아니라 삶 그 자체라는 말이다”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도움이 될까. 사람은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존재이기에 누구나 제대로 된 공감과 집중을 받지 못하면 예외 없이 방전되고 아플 수 있다고 한다.

“문이 존재 자체라면 문고리는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이다. 공감 과녁의 마지막 동그라미는 존재가 느끼는 감정이나 느낌이다. 존재의 감정이나 느낌에 정확하게 눈을 포개고 공감할 때 사람의 속마음은 결정적으로 열린다. 공감은 그 문고리를 돌리는 힘이다.” 

이처럼 책에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통찰과 치유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론과 통계, 정형화된 사례에 의존하는 기존의 책과 달리 현장 경험과 육성을 통한 사례를 만날 수 있다. 나아가 ‘집밥’ 같은 힘을 실어주고 공감의 중요성과 방향을 환기한다. 

한편 향후 일정으로는 한책 토크 콘서트 및 테마도서 전시회(9월), 한책 문학기행(10월), 한책 도서 교환전 및 독서 후기 공모전(11월), 한책 독서퀴즈(12월)가 예정돼 있다. 문의 062-530-3533.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